美 래퍼 "해마다 딸, 처녀인지 검사" 황당 발언 때문에…

입력 2019-12-04 16:39   수정 2019-12-04 16:40



래퍼 티아이가 "매년 딸의 처녀막을 검사했다"는 발언이 법 개정까지 불러왔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처녀성 검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미국 뉴욕주 의회에 최근 발의됐다고 보도했다. 유명 래퍼의 '황당 발언'이 불러온 논란이 법률 개정까지 이어진 것.

법안은 의사가 여성의 처녀막 유무를 검사하고, 성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처녀성 검사는 미국 내에서 큰 논란이 됐던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인 티아이가 팟캐스트 '레이디스 라이크 어스'에 출연해 "대학교 1학년인 18세 딸의 생일 다음날 산부인과에 데려가 처녀막 검사를 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화두가 됐다.

티아이는 "의사가 처녀막은 자전거를 타거나 승마 등 여러 활동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내 딸은 말이나 자전거를 타지 않고, 어떤 운동도 하지 않으니 검사 결과만 알려 달라'고 해서 '손상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티아니는 "딸이 16세가 될 때부터 이런 진료를 받게 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티아이와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진행자들은 "딸이 집에 갇혀 지내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웃어 넘겼지만, 방송 내용이 알려진 후 뭇매가 쏟아졌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마이클 솔레지 의원은 "(티아이의 발언을 듣고) 놀랍고 역겨웠다"며 "의학적으로 처녀막 검사는 불필요하고, 고통스러우며, 수치스럽기까지 해서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고, 여성에 대한 일종의 폭력 행위"라고 지적했다.

뉴욕 주지사 역시 이 법안에 찬성 의견을 밝힌 만큼 해당 법률 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처녀막 검사는 여성 신체에 대한 오해와 순결에 대한 철 지난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의학계 공통된 의견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처녀성 검사는 주로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적어도 20개국에서 미혼 여성의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이뤄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 측은 "처녀성 검사는 여성 차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불평등을 고착화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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